겨울이지만, 봄을 넘어 여름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재작년 한참 더울 때 북경 친구들이 보내 준 사진입니다.
폭염에다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낸 피서법이랍니다.

북경 시내의 번듯한 빌딩에서 이렇게 한다는 게 좀 모양 빠지는 것 같습니다. 저라면 체면도 있고 해서 그냥 참고 말았을 텐데, 중국인들은 역시 실용적인 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백묘(흰고양이)든 흑묘(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라는 등소평의 백묘흑묘론(黑貓白貓論)이 생각납니다.
궁즉통(窮則通), 중국인의 실용성
그런데 중국에서 생활해 본 제 경험으로 볼 때, 중국인들의 실용성은 궁함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백묘흑묘론 역시 이념마저 따지지 않아야 할 만큼 절박한 중국의 경제사정 때문에 나온 이야기이고, 실용적이라 이야기하는 중국 인민들의 삶의 장면 중에는 자원이 부족하기에 만들어 낸 것들이 많습니다.
궁즉통(窮則通)이라 할까요? 궁하니 변화를 찾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중국 스럽지만 뭔가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셈입니다.
총을 사 주지 마라.
이 이야기를 확대해석하여 창의성과 연결해 보면, 아이에게 그냥 장난감을 사주기보다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사주거나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만들어진 총을 갖고 방아쇠만을 당기는 아이를 만들 게 아니라, 총이 없으니 고무줄 총이든 뭐든 총과 같은 걸 만드는 아이가 되게 하는 거죠.
물론 조잡하게 만들어질 거고, '없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겁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발전하고, 좋은 디자인으로 잘 꾸며진다면 아이폰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와 함께 총을 만드는 과정에서 창의성 쑥쑥, 아이와의 유대감도 쑥쑥, 2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