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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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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침 출근길, 바쁘게 걷는데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한다고 길을 막네요. 좀 짜증이 납니다만, 아침부터 힘들게 일하시는 거라 이해를 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신호수가 보이네요!

출근 길 가지치기 작업
신호수

신호수, 정말 반갑다! 아프리카 가나(Ghana)에서 너를 처음 보았었지.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네가 누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고 살았었다. 너를 만나면서 내 지식의 지평이 넓어지게 되었지.

그때 너를 만나지 않았었더라면, 오늘 너를 또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네가 누구인지 모르니 네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다.

가나(Ghana)에서 만난 신호수. 아프리카에서 우리의 헌 옷, 중고 휴대폰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신호수라는 한글이 쓰인 쟈켓을 아프리카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흑인 친구가 입고 있었는데, 아프리카에서 한글을 보니 반가웠고, 신호수를 몰랐기에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신호수를 알게 되었기에 오늘 신호수가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몰랐더라면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라 생각합니다.

중국어를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음식 관련 단어들을 알고 나서 중국 식당에 갔더니 그 단어들이 귀에 들어오던 때의 희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간은 알지 못해 들리지 않던 것들이 알게 되니까 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모르면 안 들립니다. 알아야 들립니다.

몰라서 안 보이는 만큼, 이것저것 열심히 배워 봅시다. 우리의 식견과 사고의 지평이 더 넓어질 것입니다.

한편, 우리가 무관심하여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고 그래서 안 보이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우리 공간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는 분들, 사내 식당에서 밥을 퍼주시는 분들이 그런 존재들인데요, 이 분들께 감사의 눈길을 보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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