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생각

용비어천가 뿌리 깊은 나무, 군자거지 하누지유

728x90
반응형

겨울이라 춥고 힘들지만, 산에 오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몸도 건강해지고, 자연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오늘은 안타까운 장면이 보입니다. 크게 잘 자란 소나무, 참나무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습니다. 태풍 때문에 쓰러졌다는 듯한데, 뿌리가 다 뽑혀 버린 참나무들도 있습니다.

쓰러진 소나무
뿌리가 뽑힌 참나무

용비어천가 제2장

뿌리가 뽑힌 참나무를 보니, 다들 잘 아시는 용비어천가가 절로 떠오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 좋고 열매가 많나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川)가 되어 바다로 가나니...


   불휘〮기픈〮남ᄀᆞᆫ〮ᄇᆞᄅᆞ매〮아니〮뮐〯ᄊᆡ〮。
   곶됴〯코〮여름〮하〮ᄂᆞ니〮
   ᄉᆡ〯미〮기픈〮므〮른〮ᄀᆞ〮ᄆᆞ래〮아니〮그츨〮ᄊᆡ〮。
   내〯히〮이러〮바ᄅᆞ〮래〮가〮ᄂᆞ니〮


용비어천가 제2장에 나오는 문장이라 하는데 표현이 참 좋습니다. 훈민정음으로 쓰인 첫 번째 작품의 한 구절이라 하니 역사적 의미도 훌륭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만 원짜리 지폐에도 쓰여 있네요^^ 

만원짜리 지폐에 씌여진 용비어천가

뿌리 깊은 나무라......어찌 해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있을까요?

우선 나무 자체가 좋아야 할 겁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나무가 될까요? 좋게 타고나고 나는 게 최상이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고, 스스로 노력하면 좋은 나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나무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토양에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뿌리 깊은 나무는커녕 제대로 생존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저 위의 쓰러진 참나무를 보면, 우선 뿌리가 부실해 보입니다. 토양 역시 부실해 보입니다. 나무 뿌리를 단단히 붙잡아 줄 수 있는 토질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토양에서는 아무리 뿌리가 좋은 나무라도 뿌리 깊은 나무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토양의 중요성

물론 토양이 아무리 좋아도 나무 자체가 별로라면 뿌리 깊은 나무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토양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내가 처한 토양, 환경이 나의 인성과 세속적 성공 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공자가 이르기를, '선한 사람과 함께 하면 지란지교(芝蘭之交)와 같이 되고, 선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하면 비린내 나는 생선가게에 처한 것과 같이 된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친구도 가려 사귀고, 선한 환경에 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치는 인성뿐만 아니라, 학업 등 성취와 관련된 일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역시 이런 맥락일 것 같고요,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고, 내가 주류가 될 수 있는 조직에 처하도록 해야 합니다.

나와 비슷한 부류가 존재하고, 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견제와 배타로 인해 도태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성공확률이 낮을 겁니다.
 


공자 왈, 君子居之 何陋之有(군자거지 하누지유

군자가 사는 곳에 어찌 누추함이 있으리오...

 
공자는 또한 "군자거지 하누지유"라는 말씀을 하였다 합니다. 군자는 아무리 누추한 곳에 있어도 그 기상을 잃지 않으며, 나아가 그 누추한 곳을 교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존재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환경이 어떤들 군자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뜻일 텐데요, 우리 대다수는 군자가 아닙니다. 소인, 서민 뭐 이런 존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에게 맞는 환경을 잘 찾아야 합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잘 찾아갑시다. 그래야 우리도 군자가 될 수 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