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하면, "당근이지"가 떠오르는 저에게 당근 거래는 딴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아이들이 수시로 당근 하러 간다기에 대체 뭘 파는지 지켜보니 당근이 꽤 유용한 거네요.
어제는 아들 녀석이 당근 거래로 106개의 물품을 팔았다 하여 놀랐습니다. 수 백개를 파는 사람도 있다 합니다만, 106개도 적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체 뭘 그리 팔 게 많은 건지, 집안 거덜 내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나는 팔 게 뭐가 있나?'.... 없습니다. 안 쓰는 물건이 없는 게 아니라 물건 자체가 없습니다. 갖은 게 없는 거죠^^
대부분의 가장들처럼 저는 소비보다는 돈을 버는 데 집중했고, 원래 물질에 대한 소유욕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유지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착한 돈 버는 기계라고나 할까요.
자식이 많으면 바람 잘 날이 없고, 법정 스님은 난초 때문에 제대로 수양도 못했다 하니 뭔가를 많이 갖는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이 소유해야 행복한 사람은 많이 소유해야겠죠.
얼마 전 새 차를 한 대 샀습니다. 저는 차가 없어도 되는데, 가족들이 꼭 필요하다 하여 샀습니다. 이번에는 아들에게 모든 걸 맡겼습니다. 편합니다. 신경 쓸 게 없으니 말입니다.
운전을 안 해도 됩니다. 아들이 할 거고, 혼자 외출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됩니다. 버스, 전철 기사님들이 제 운전기사들입니다.
이런 세상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제가 좋아하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내가 지금 너무 많은 걸 가지려 하고, 너무 많은 걸 신경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위임하지 않고 내가 다 하려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신경 쓸 일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시스템이 일을 하게 만들고, 욕심을 줄이는 노력을 한 번쯤은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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