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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외곽에 있는 한 과수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잘 가꾸어진 젊은 사과나무들 저 한편에 고목의 사과나무가 쓸쓸한 모습으로 서 있었습니다.
사과나무 하면 으레 싱싱하고 푸르른 모습이 떠오르는데, 지금 이 고목의 쇠락한 모습은 낯설고, 달갑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다소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런 외양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열매가 달려 있었는데, 그 크기가 보잘것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의 고단한 삶이 느껴지기도 하고, 늙어서도 자연의 섭리를 따라 열매를 맺고 키워야 하는 모습에 측은지심( 惻隱之心)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고쳐 먹고 생각해 보니, 이 고목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목에서도 꽃이 피는 것처럼(枯木生花),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사과를 맺는 모습에서 희망, 도전, 새로운 변화, 용기 등의 긍정적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인 롱펠로우도 고목의 사과나무를 보면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첫 번째, 두 번째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인생예찬"과 같은 시를 남겼는데, 그의 집에 있던 오래된 사과나무가 밝은 영감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 사과나무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 꽃은 그 어느 때의 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저 나무는 고목이지만, 매년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 냅니다. 저도 저 나무처럼 그렇게 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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