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골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삶의 고단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물가와 풀밭에서 뭔가를 찾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골퍼가 친 골프공을 찾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골프장 인근 주민들인데, 공 찾아주기 서비스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이들에겐 정말 소중한 돈입니다. 그런데 모든 골퍼가 다 이들을 고용하는 게 아니고, 또 경쟁자들이 많아 돈 벌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전문적으로 로스트 볼을 찾아 판매를 합니다. 로스트 볼 한 개당 우리 돈으로 300원 정도인데, 꽤 좋은 가격입니다. 이들은 뱀 등이 살고 있는 위험한 풀숲, 빽빽한 숲 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위험하지만 돈을 벌 수 있으니 즐겁습니다. 즐겁지 않아도 해야 합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들보다 더 지독한,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들입니다. 악어가 존재하는 골프장 연못을 맨몸으로 들어가 공을 찾고 있습니다. 아무런 기구도 없이 손과 발로 연못 바닥을 뒤지며 공을 찾는 것입니다.
이들에겐 부양해야 할 가족이 많을 것입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아직도 아이를 많이 낳으니까요(대신 평균수명이 너무 짧습니다. 40대 중반 수준입니다...). 저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만, 이들은 더 고단하고 힘들게 돈을 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쩌면 저들이 저보다 더 행복하고, 덜 수고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제가 착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존엄한 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만, 그 존엄성을 제대로 구현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생존을 위해 열심히 몸부림치는 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 친구들이 저 연못에 핀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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