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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도 휘어진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많은 걸 깨닫게 합니다. 산에서 만난 이 대나무의 모습도 그러한데요,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대나무는 곧고 푸른, 한치의 휘어짐도 없는 그런 모습이죠. 대나무의 매끈하게 뻗은 기상이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대나무를 사군자 중 하나로 칭하며 그림도 그리고, 시조도 짓고 하였지요. 그런데 이 대나무를 보시면 사군자의 기상은 잠시 접어두고 휘어지다가 다시 곧게 자라는 모습입니다. 곧게 자라려 하는데, 참나무가 방해하니 살짝 휘어지는 비겁함^^을 보이네요. '뭐 이런 대나무가 다 있어?'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생존과 더 큰 뜻을 위해 잠시 타협하는 유연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살아남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으니까요. 잠시 휘어졌다가 다시 곧게 뻗는 저 대.. 더보기
독야청청 / 독야황황 겨울 산길을 걷다 보니, 홀로 푸른 소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야말로 독야청청한 모습입니다. 절로 사육신 중 한 분인 성삼문의 시조가 떠오릅니다.이 몸이 죽어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어릴 적에는 시험을 보기 위해 수없이 외웠었고, 실제 삶도 독야청청하게 살아야 옳은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보니, 독야청청해서는 따르는 무리가 없고, 출세의 기쁨과 부귀를 누리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따르는 무리가 없다'(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 (수지청즉무어요, 인지찰즉무도) 룰을 잘 지키고, 나만 잘하면 모범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교와 달리 사회는 어쩌.. 더보기
덜소유와 다소유, 그리고 무소유 오랜만에 동네 뒷산을 올라가 봅니다. 등산하시는 분들 중 제가 제일 어린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를 빼고 다들 배낭을 메고 계시네요. 저분들은 그나마 단출한 차림이신데, 어떤 분들은 히말라야 등반을 하시는 것처럼 큰 배낭을 메고 계시네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 저리 많이 짊어지고 다녀야 할까?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될 텐데.....' 그분들 입장에서는 다 필요한 것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뭔가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버렸다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뭔가를 버린다는 게 참으로 어렵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돈, 시간 등의 자원은 제한되어 있기에,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처하게 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선택이란 결국 "뭔가를 버리는 것"인데, 사소한 것 하나도 버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