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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하게 보며 사는 즐거움 뭐든 자세히 들여다보려 했고, 그래서 초점이 좀 안 맞는다 싶으면 바로 안경점을 찾았던 시절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대낮처럼 밝게 형광등을 켜야만 직성이 풀렸던 그때의 기억도 이제는 은은한 조명 빛에 잊혀 갑니다. 요즘은 잘 안 보이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안경 도수가 안 맞아서 침침한데 그냥 쓰고 다닙니다. 안 쓰고 다닐 때도 많습니다. 그러니 세상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희미하게 보이니 스쳐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의 얼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으니 그들의 감정변화에 무신경해집니다. 그러니 더 나의 생각에 집중하게 되고 천연덕스러워집니다. 저도 소시오패스가 즐기는 그 느낌이 느껴집니다^^.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정교해 보이는 모자이크들. 가까이에서 보면,.. 더보기
마음의 빛을 끄며 사는 우리 🎼🎶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거에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 파아란 마음으로 살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하아얀 마음으로 살으니까요 🎵어릴 적 우리 마음엔 여름에는 파랗고 겨울에는 하얀 빛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 빛이 커지고 커져 하늘을 온통 파랗게 물들이고, 온세상을 하얀 눈으로 덮을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지금 그 빛은 꺼지고, 회색으로 타락하고,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는 더 많은 부와 권력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빛을 꺼야만 성공할 수 있는 조폭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 잃을 것이 많은 그는 더욱 더 마음의 빛.. 더보기
기대하지 않는 삶 남이 나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기대감을 갖게 한다면 그 사람의 진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심까지 하는 게 너무 하다면,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구나, 저 호의가 계속되겠지' 하는 착각과 추가적인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남이 한두 번 혜택을 베풀면 그저 감사해하고, 반드시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끝내야 합니다. '또 뭔가 베풀겠지' 하는 기대감은 나를 종속적인 존재로 만들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를 미워하게 됩니다. 결국 나를 망치고 그와의 좋은 관계를 망치게 됩니다. 혹 호의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호의가 중단되었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말처럼 뻔뻔해지고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중단되면 중단대로 아쉬워하고 잊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 더보기
갈라진 나무에서 얻은 다양성 존중하기 숲을 걷다 보니, 두 세 갈래로, 그 이상으로 벌어져 자라는 나무들이 보입니다. 나무라는 게 하나의 굵은 줄기가 위로 쭈욱 뻗어가는 건데 이 녀석들은 왜 이렇게 갈라져서 자랄까요? 일부러 저렇게 한 것은 아닐테고, 저런 품종이 있는 것인지, 돌연변이인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 생김새대로 주위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어 활기찬 숲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서 삶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전형적인 모습의 나무만으로 숲을 채우려 하는 건 아닌지, 즉 다양성과 예외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화된 사고와 행동, 스타일을 고집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나에 대한 강요를 넘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그러는 건 아닌지. 특히, 아이들을 이런 관점에서 이끌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봅시다. .. 더보기
반칙왕, "너는 지켜라, 나는 법 없이 살 테니!" 저희 아파트 게시판을 보면 여러 이슈가 있는데요, 그중 "자전거 아무렇게나 주차하기"에 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다들 아무렇게나 주차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니 아이들이 제대로 할 리 없고, 본능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인간인지라 아이들도 그저 자기 편한 대로 아무 데나 주차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르치는 부모도 거의 없는 것 같고, 남의 아이를 타이르지도 않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힘들게 살지 말고 편히 살자' 등의 생각이 만연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자전거 주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금연구역에서도 흡연하기, 흡연 후 담배꽁초 그냥 버리기, 무단으로 주차하기 등 여러 반칙행위가 지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완벽한 인간은 있을 수 .. 더보기
나도밤나무가 있으니, 너도 소나무? 여의도 공원을 거닐다 보면 특이한 모습의 소나무들이 보입니다. 물론 관심을 갖고 봐야만 보입니다^^ 우리가 아는 소나무들은 위로 쭉쭉 뻗어 올라갑니다. 본줄기는 한눈팔지 않고 곧게 위로 자라고, 잔가지들은 질서를 지키며 그저 옆으로 길게 뻗어 갑니다. 이렇게 자라는 소나무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와 같은 모양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 속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모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본줄기가 꼭대기 부근에서 갑자기 여러 갈래로 나뉘며 옆으로 퍼져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이 삼각형이 아니라 기이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 소나무는 더 특이합니다. 밑에 있던 한 가지가 넝쿨처럼 휘어 치솟아 자라면서 맨꼭대기를 점령해 버리고 있습니다. 신이 만든 작품인지, 사람이 분재한 소나무인지.. 더보기
셔틀 버스를 타며 깨달은 새옹지마(塞翁之馬) 요즘 회사 셔틀버스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는데요, 몇 번 타다 보니 버스 타는 요령이 생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버스 뒷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뒷자리가 앞자리보다 덜 복잡한데, 때론 혼자 앉아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뒷자리에 앉으려 하는데요, 그러려면 남들보다 일찍 정류장에 나와야 합니다. 인생에서는 줄을 잘 서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앞 줄에 서는 게 핵심입니다. 오늘도 역시 앞 줄에 서기 위해 먹던 사과를 과감히 내려 놓고, 서둘러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도착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정류장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자 핵심 장애물인 신호등이 때맞춰 녹색으로 변해 줍니다.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이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지하로 내려가서 정류장.. 더보기
반려견을 산으로 가게 하자!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면 안되겠습니다만, 반려견은 산으로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많은데요, 자식이든 반려견이든 무언가를 키우려면 무거운 책임감과 정성,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의 리듬이 깨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자식이나 반려견도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반려견을 대하고 인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견이 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가려 하고, 길들이려 합니다. 저희 집 반려견을 처음 산책시켰을 때가 생각 납니다. 산책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반려견을 위한 시간"이라 생각하며 산책을 나갔는데, 강아지 녀석이 너무 제멋대로였습니다. 가야 할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더보기